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STSS), 일본 내 신고 환자 급증
길병원 엄중식 교수 "원인균 흔하게 존재, 유행 가능성 낮아...日 역학 조사 결과 기다려야"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최근 일본에서 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STSS) 환자 증가세가 나타나면서 국내에도 영향이 있지는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STSS의 원인균은 이미 국내에도 흔하게 존재하는 A군 연쇄상구균으로, STSS의 국내 유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STSS는 A군 연쇄상구균 감염 시 드물게 발생하는 독성쇼크증후군이다. A군 연쇄상구균은 주로 점막이나 상처부위 접촉 등으로 전파되며 사람 간 접촉으로 전파되는 사례는 드물다. 다만 비말을 통한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다. 

A군 연쇄상구균 감염 환자의 대부분은 인후통 등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침습적인 감염이 진행되는 경우 고열, 발진, 류마티스열, 사구체신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괴사성 근막염, 다발성 장기부전, 독성쇼크증후군(STSS)로 악화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보고한 STSS의 치명률은 30~70%에 이른다.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NIID) 발표에 따르면 일본 STSS 환자 수는 2018년 684명, 2019년 894명, 2020년 718명, 2021명 622명, 2022년 732명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941명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올해는 2월까지 신고된 환자가 414명으로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신고 환자 414명 중 90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21.7%로 보고됐다. 50세 이상 환자는 치명률이 24%로 더 높았다. 

엄중식 교수 "STSS의 국내 유행 가능성 매우 낮아"

하지만 국내 전문가는 STSS의 국내 유행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봤다. 

가천대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는 "사슬알균(연쇄상구균)은 우리 피부에도 흔하게 있는 균"이라며 "보통 피부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으나, 괴사성 근막염 등 중증 감염증을 유발하는 경우 그 과정에서 여러 독성 성분이 나와 쇼크 상태를 만드는 질환이 STSS"라고 설명했다. 

이어 "STSS는 우리나라에서는 확률이 굉장히 낮고, 유행을 할 만한 병은 아니다"라며 "대부분 접촉에 의해 전파되고, 비말 전파가 가능하긴 하나 전파율이 높지 않아 그렇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엄 교수는 일본의 STSS 환자 증가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역학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실제 증가 여부나 원인 등은 조사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간 대비 발생 건수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나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이 늘어난 것인지, 전체적으로 증가한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며 "STSS는 진단기준이 특정 검사 결과가 아닌 임상적 판단을 따르는 만큼 진단기준을 예민하게 적용하면 수가 증가할 수 있다. STSS만 떼어서 볼 수 없고 이는 사슬알균 감염에 의한 중증 합병증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선행된 감염 질환이나 고위험군의 감염이 늘었는지도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지난 22일 일본의 STSS 환자 증가와 관련해 국내외 발생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질병청 역시 STSS의 국내 유행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으며, STSS와 동일원인균으로 감염될 수 있는 성홍열의 국내 발생률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층, 최근 수술을 받은 환자, 노출되는 상처가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 감염, 알코올 의존증, 당뇨병 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의심증상 발생 시 신속하게 의료기관에 방문할 것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